지난해 12월 5일 서울 성동구 무신사 성수 N1에서 진행된 서울시-무신사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박준모 무신사 대표(왼쪽)와 주용태 서울시 경제실장
온라인 유통 전환과 AI 기술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K-패션 브랜드 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무신사와 협력해 올해 K-패션 유망 브랜드 100개 사를 집중 육성한다. 동대문 도매상인과 신진 디자이너 등 대상에 따라 판로・마케팅・제조・AI 콘텐츠 제작을 맞춤형으로 연계 지원해, 영세 브랜드의 온라인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실질적인 매출 성장을 이끈다는 구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디자이너패션 산업 현황조사’에 따르면, K-패션 주요 매출 채널은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하며 온라인 유통이 브랜드 성장의 핵심 경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반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다수는 업력 5년 미만의 소규모 인력구조로, 브랜딩·마케팅·이커머스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기에는 현실적 부담이 큰 실정이다.
아울러, AI 기반 디자인·촬영·상세페이지 제작 기술이 대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중소·영세 브랜드는 기술 도입 정보와 비용 부담으로 디지털 전환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해 서울시는 동대문 기반 브랜드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서울패션허브 동대문 K-패션 브랜드 육성 사업’에 참여할 유망 브랜드 100개사를 2월 9일부터 27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서울패션허브’는 동대문 거점 기반의 서울패션산업 종합 지원 플랫폼으로, 동대문 K-패션 브랜드 육성부터 판로 다각화 지원, 디자이너와 우수 봉제업체 간 일감 연계까지 아우르며 지속 가능한 패션 봉제 생태계 구축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열린 서울패션페스타 모습
시는 지난해 우수한 디자인 역량을 갖춘 동대문 상인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90개사를 선정해 연간 ‘브랜드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B2B 수주 전시회(4월, 11월) ▴서울패션페스타(9월, DDP 미래로) ▴성수·한남 릴레이 팝업스토어(9~11월) ▴라이브커머스 판매 지원 등 온・오프라인 전방위 판로를 연계 지원한 결과, 총 42억 원 이상의 매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시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지원 대상을 100개 사로 확대하고, ▴동대문 도매상인 브랜드(30개사) ▴신진 새싹 디자이너 브랜드(40개사) ▴무신사 협력 집중 성장 브랜드(30개사) 등 3개 유형으로 세분화한 맞춤형 성장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한다.
특히 무신사 등 민간 플랫폼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첨단 AI 기술을 패션 산업 전반에 접목해 브랜드 성장 지원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우선, 동대문 도매상인 브랜드(30개 사)를 대상으로 ▴패션·유통 전문가 통합 품평회 ▴온라인 도매 플랫폼 협업 기획전 ▴라이브커머스 기획·운영 교육 ▴국내외 인플루언서 연계 판매 등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온라인 중심 유통 전환을 집중 지원한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도 온라인 유통 전환과 브랜드 역량 강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동대문 도매상인 브랜드 ‘비비안리’ 이문애 대표는 “30년간 도매만 하다 보니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사업을 통해 라이브커머스, 온라인 플랫폼 입점, 팝업스토어 등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며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브랜딩 컨설팅 덕분에 자사몰과 SNS 운영의 기초도 다질 수 있었고, 이제는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며 우리 브랜드의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40개 사)를 대상으로 ▴브랜드 성장 단계별 전문가 밀착 컨설팅 ▴시제품 개발 ▴국내외 지식재산권(IP) 확보 ▴판로 다각화 등을 연계 지원해 브랜드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고, 국내외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한다.
특히 시는 올해 처음으로 국내 대표 패션플랫폼 무신사와 협력해 30개 브랜드를 공동 선정·육성한다. 무신사의 플랫폼 인프라와 팬덤을 활용해 ▴온라인 특별 기획전 ▴온라인 배너 광고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운영 등을 연계 지원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매출 성장을 동시에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지난해 12월 서울시와 무신사가 체결한 ‘서울 패션봉제산업 활성화를 위해 상생 업무협약’의 후속 조치로 양 기관은 각자의 강점을 살린 민관 협력을 통해 차세대 K-패션 브랜드를 본격 육성한다.
이를 위해 시는 ▴국내 생산 시제품 제작 지원 ▴해외 IP 출원 등 컨설팅 ▴룩북・홍보 콘텐츠 제작 등 기초 브랜드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하며 무신사는 ▴온・오프라인 기획전 ▴플랫폼 메인 배너 광고 노출 등을 통해 브랜드 노출 확대와 실질적인 판매 성과 창출을 지원한다.
무신사 관계자는 “서울시의 패션사업 지원 인프라와 천육백만 회원을 보유한 무신사 플랫폼이 만나 라이징 브랜드를 탄생시킬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무신사도 서울시와 힘을 유망 브랜드 발굴·육성을 통한 K-패션의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AI 패션 스타트업과 협력해, 제품 사진만으로 모델 착용 이미지와 상세페이지를 자동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해 온라인 콘텐츠 제작도 새롭게 지원한다. 이를 통해 브랜드의 이커머스 진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올해 시범사업으로 우선 100개 사를 대상으로 AI 프로그램 활용 교육을 지원하고, 성공 사례를 축적해 동대문 패션 상권 전반으로 확산할 방침이다.
‘서울패션허브 동대문 K-패션 브랜드 육성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브랜드는 서울시 누리집(www.seoul.or.kr)과 서울패션허브 누리집(www.sfhub.or.kr) 에서 신청할 수 있다.
이수연 서울시 경제실장은 “이제는 독창적인 디자인 역량만으로 브랜드가 성장하기 어려운 시대”라며 “AI 기술과 민간 플랫폼 협업을 통해 상품 개발부터 유통, 국내외 진출까지 연계하는 K-패션 성장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