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옷장에 오래 남을 소장가치 높은 옷
이선우 서울쇼룸 대표
대한민국의 고속성장을 주도했던 패션과 봉제. 창의적 디자인과 따라올 수 없는 손기술로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한국의 패션업과 봉제업은 대한민국 경제의 고속성장을 주도했던 주요 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제수준이 올라가고 해외 브랜드가 한국시장을 넓혀가면서 ZARA, H&M 등의 SPA 브랜드가 한국에서 가격경쟁으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죠.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생산을 하던 국내 패션기업과 글로벌 브랜드들도 가격 경쟁을 위해 중국, 베트남 등의 인건비가 저렴한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국내 패션시장과 봉제산업은 그야말로 대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어찌 보면 이런 흐름은 누구를 탓하기 보다는 시장경제에 있어 당연한 흐름이고, 이런 흐름에 맞춰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흐름에 대처하기도 전에 중국, 베트남 등의 생산기지는 생각보다 빠르게 성장했고, 트렌드에 맞게 너무나 빠르게 출시에 대한 속도가 올라가다보니 전 세계적으로 패션이 퀄리티보다는 스타일에 대한 관점이 우선시 되었습니다. 지금 유행하는 스타일을 싸게 사서 한때 입고 그냥 버리는 소모품이 된 것이죠.
사실 이런 시장 환경에서 한국의 패션과 봉제산업은 앞길이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어쩌면 우리에게는 기회의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외출이 자제되고 가치 있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갈망과 변화가 일어나면서 입고 버리는 옷보다는 가치 있게 입을 수 있는 ‘좋은 옷’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게 된 거죠. 그렇다면 이에 맞는 합리적 가격대의 좋은 퀄리티와 디자인의 옷을 선보여야 되겠죠.
‘일루셀’
그래서 태어난 브랜드가 바로 ‘일루셀(ILLUSELLE)’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는 역량 있는 디자이너들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수 십 년간 엄청난 노력과 경험으로 장인의 경지에 이른 봉제마스터들도 아직도 건재합니다. 이런 한국 패션의 장점을 하나로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보고자, 종로구가 나섰습니다.
일단 종로구 일대에는 봉제, 패턴, 샘플 등등 우수한 퀄리티의 옷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장인들이 집적되어 있는데, 종로구청에서는 이 분들의 경험과 실력을 증명해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했죠. ‘참 잘 만든다’는 것은 분명한데, ‘예쁘고 멋진 옷을 참 잘 만든다’까지 가려면 실용적이면서도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디자인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종로구청에서는 그저 행정적인 지원 사업이 아닌 실리적인 사업을 구상합니다.
종로구의 봉제마스터와 디자이너가 함께 실력과 경험을 쏟아 부은 브랜드를 직접 만들어보자! 일루셀은 그렇게 2023년 첫 시즌을 런칭하고, 2025년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23FW와 24SS 두 시즌을 경험삼아 24FW 시즌부터는 시즌마다 역량 있는 디자이너가 합류해 콜라보레이션으로 풀어가는 컬렉션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일루셀’ 룩북
대망의 25SS 시즌 컬렉션도 3월에 오픈됩니다. 이번 시즌 일루셀에는 파리의상조합 출신의 메종드이네스 김인혜 디자이너, 홍익대학원 출신의 카미노 심정민 디자이너가 합류해 컨템포러리한 여성복 라인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여기에 약 5개사 이상의 봉제 마스터 기업이 생산을 맡아 ‘내 옷장에 오래 남을 소장가치 높은 옷’들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보통 정부에서 주도하는 프로젝트는 자칫 촌스럽거나 다른 패션 브랜드와 견주어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있었죠. 하지만 일루셀은 그렇지 않습니다. W컨셉, CJ오쇼핑, 네이버패션타운, 롯데홈쇼핑 등에서 유명한 해외 브랜드 및 국내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당당히 브랜드 카테고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라이브커머스로도 소개하며 고객층을 넓혀가고 있고, 패션 인플루언서와 크리에이터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고 있죠.
아무리 좋은 의도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해도 소비자들은 냉정합니다. 스타일, 가격, 퀄리티 이 모든 것들이 다른 브랜드와 견주어 경쟁력이 있어서 비로소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일루셀은 런칭한 지 불과 3년차 브랜드지만 탄탄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기 위해선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강점을 한데로 모아야 합니다. 무언가를 하나로 모아주는 기획과 지원이 절실한 지금. 종로구청의 올바른 지원 사업을 통해 일루셀이라는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대한민국 패션과 봉제산업이 진정한 기회를 찾아나가는 과정은 참 흥미롭습니다. 3월에 출시되는 일루셀의 2025SS 컬렉션도 이런 의미에서 더욱 기대됩니다.
‘일루셀’ 룩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