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기획연재] 이선우 패션 디렉터의 알고 보면 정말 괜찮은 브랜드 스토리⑮

종로구 공동 브랜드 ‘일루셀(illuselle)’
박우혁 기자  패션 2024.06.2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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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제 마스터들과 톱디자이너가 만든 가성비 좋은 옷


이선우 서울쇼룸 대표

여러분은 옷을 어떤 기준으로 사나요?
브랜드 인지도, 셀럽 착용 아이템, 주변의 소개 등 다양한 루트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백화점과 편집샵, 온라인 쇼핑몰 등에 너무나 많은 브랜드가 존재하고 무수히 많은 광고와 유튜브의 소개 등으로 오히려 선택 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연 좋은 브랜드, 좋은 옷이란 어떤 것일까요?
필자는 20년을 넘게 패션 MD와 디렉터로서 패션업계에 종사하며 수많은 브랜드와 디자이너를 만나왔고 브랜드의 흥망성쇠를 곁에서 지켜봤습니다.
한 때 잘 나가던 브랜드가 갑자기 사라지기도 했고,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작은 규모의 브랜드가 100억대가 넘는 메가 브랜드로 성장한 사례도 많이 봤습니다.
물론 브랜드가 잘 된다는 것은 많은 소비자들이 찾아주고 구매해서 사업적으로 성장한 것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 브랜드가 연간 얼마의 거래액을 기록하고 성장하는지에 대한 관심보다는 내게 잘 어울리는가, 또는 사고 나서 계속 잘 입게 되는가를 기준으로 삼을 것입니다.

봉제 마스터들과 김보민 디자이너의 협업

이번 칼럼에 소개할 브랜드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오래도록 옷장에 남기며 자주 입게 되는 좋은 옷이란 관점으로 접근해 보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옷을 잘 만드는 장인의 솜씨가 좋기로 유명합니다. 70년대부터 우리나라 산업을 견인한 종목으로 봉제산업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봉제 마스터들은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봉제 집적지역에서 아직도 그 경험과 솜씨를 이어가며 더욱 좋은 옷들을 만들어내고 있죠.
봉제 집적지역 중 대표적인 지역이 바로 종로구입니다.
도소매시장이 밀집한 동대문 상권과 가까운 장점뿐만 아니라 원부자재의 소싱처가 몰려 있는 지역이 종로구 일대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직도 존재하는 봉제 마스터들의 솜씨를 제대로 발휘할 기회는 점점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중국 등 임가공비가 저렴한 해외에서의 대량생산이 이뤄지고 SPA 브랜드 등의 가격경쟁과 빠른 트렌드에 소비되는 옷들이 많아지면서 솜씨 좋은 퀄리티 좋은 옷에 대한 경쟁력이 점차 사라졌기 때문이죠.
그래서 기획된 브랜드가 바로 ‘일루셀(illuselle)’입니다.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유통의 중간 마진을 확 없앤 좋은 퀄리티의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광고 문구를 많이 들어봤을 것입니다.
일루셀은 바로 종로구의 봉제 마스터들의 숙련된 솜씨와 톱디자이너의 감각적 디자인을 결합해 정말 멋지고 좋은 옷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든 브랜드입니다.
2023년 가을시즌에 런칭되어 두 번의 컬렉션을 선보인 일루셀은 10여개 종로구의 봉제 마스터들과 전 세계 4대 패션위크에서 컬렉션을 선보인 톱디자이너 김보민의 협업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일루셀(illuselle)은 ‘illusion(환상)’과 ‘elle(여성)’를 합성하여 만들어진 단어로, 여성스러움과 섬세함을 나타내는 브랜드로 기획되었습니다.
2023년 첫 시즌에 선보인 두 번의 컬렉션에서는 나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올드머니룩을 모티브로 화려하진 않지만 한끗 있는 모던하고 베이직한 스타일을 선보였습니다.
좋은 디자인이란 무언가 디테일을 많이 넣은 것보다 기본적 스타일이지만 입으면 입을수록 스타일이 마음에 들고 옷장을 열고 무엇을 입을까 고민이 될 때 가장 많이 손이 가는 스타일일 것입니다. 일루셀은 이런 감각적인 스타일을 최고의 소재와 봉제 솜씨로 명품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퀄리티의 옷을 선보였습니다.

옷의 본질인 좋은 스타일과 퀄리티 기반 전개

셀럽이 착용하고 많은 미디어에 노출되는 마케팅보다 기본적으로 정말 좋은 옷으로 입소문을 내서 차근차근 성장하는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하는 일루셀.
필자는 모 브랜드가 한 때 유명 셀럽이 한 가지 아이템을 착용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해당 아이템을 수 천 장 판매한 사례를 봤습니다. 하지만 그 시즌이 지나고 그 브랜드를 기억하는 소비자들보다는 셀럽 누구누구의 옷으로 기억되어 다음 시즌에 그 매출을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죠. 결국 이것은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인식되는 것이 아닌 셀럽의 인기에 하나의 부속물에 그치기 때문이죠.
일루셀의 컬렉션 품평회에 초청받고 직접 착용을 한 패션크리에이터들은 정말 좋은 옷에 대한 기억으로 브랜드를 기억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 가지 아이템만 착용해도 브랜드를 기억하게 된다는 것은 브랜드가 지속 가능한 생명력을 갖게 되는 힘입니다.
한 번도 입어보지 않은 소비자는 있어도, 한번만 입는 소비자는 없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조건. 그것은 결국 옷의 본질인 좋은 스타일과 퀄리티가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일루셀은 종로구의 마스터들의 솜씨를 합친 명품 봉제를 정말 합리적인 가격대로 소비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일루셀은 2024년 FW시즌에는 더 많은 종로구의 봉제 마스터들이 참여하고, 서울패션위크 등에 참여한 더 많은 톱디자이너의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런칭한지는 1년이 좀 지났지만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봉제 마스터와 디자이너의 경험과 노하우는 수 십 년이 된 명품 브랜드 못지않은 힘을 갖은 브랜드 일루셀.
올 가을 소개될 새로운 컬렉션이 더욱 기대되는 것은 정말 좋은 옷을 만들어내는 브랜드이기 때문입니다.
박우혁 기자(hyou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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