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객룩 맛집’으로 입소문난 브랜드
이선우 서울쇼룸 대표
필자는 15년간 온오프라인 패션기업에서 MD와 마케터로 경력을 쌓고, 2016년 디자이너의 세일즈와 마케팅을 매니지먼트하는 서울쇼룸을 런칭했습니다.
디자이너의 매니지먼트?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그저 유통 대행을 하는 벤더와 다르게 디자이너는 디자인과 생산에 집중하고 서울쇼룸이 그 외에 유통과 마케팅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수행하는 구조로서 디자이너 브랜드의 MD와 마케터 역할을 하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디자이너의 매니지먼트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플로브(flove)’는 2016년 서울쇼룸이 런칭한 이후에 초반부터 이런 매니지먼트를 대입해 함께 성장한 대표적인 브랜드입니다.
사실 플로브의 시작은 O’V(오브)라는 브랜드로 이상임 디자이너가 부산에서 런칭했습니다. 필자가 2016년 대구패션페어에서 부산 브랜드들이 모인 전시부스를 둘러보다 실루엣과 디테일이 로맨틱하면서도 세련된 브랜드가 눈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이 브랜드가 O’V(오브)였습니다.
flove
대구패션페어가 끝나고 채 한 달도 안 되어 부산으로 출장을 가서 눈여겨 본 O’V(오브)의 이상임 디자이너와 미팅을 하게 되는데, 유행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특유의 여성스런 감성을 소박하고 덤덤하게 표현해내는 디자이너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게 O’V(오브)와의 인연은 시작되었고, 저희가 매니지먼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W컨셉, NAVER 디자이너윈도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 브랜드가 입점이 되고 상품이 등록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시즌이 지나면서 O’V(오브) 특유의 2-way 스타일과 레이어드 디테일이 시그니쳐로 자리잡으며 로맨틱한 하객룩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죠.
SHEER SET UP
하지만, 다양한 소재의 믹스 매치와 반응 생산을 통한 효율을 높이기에 디자이너는 서울보다 소재의 소싱과 적합한 봉제 기업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침 필자와 오랜 인연을 유지해온 MD업계의 선배인 FL COMPANY의 최장일 디렉터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상품기획과 유통의 경험을 살려 브랜드를 런칭하고자 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불현듯 필자는 중매쟁이 기질이 발동하죠.
“선배님 새로 브랜드 런칭하려면 디자이너도 영입해야 하고 컨셉과 유통을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그러지 말고 제가 잘 아는 디자이너 브랜드와 한 몸이 되어 보시는 건 어떠세요?”
그렇게 O’V(오브)의 이상임 디자이너와 FL COMPANY의 최장일 디렉터가 필자의 소개로 만나게 되고, 디자이너와 전문MD의 공동체로 새롭게 탄생하게 됩니다.
디자이너는 더 감각적인 디자인에 집중하고, 패션 디렉터가 상품과 생산 기획에 전문가로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시키자는 목표를 잡고 ‘O’V + FL COMPANY’를 합쳐 flove 라는 브랜드로 2022년 리뉴얼 런칭을 하게 되었죠.
flove mood
flove detail
이상임 디자이너는 늘 누군가 자신의 곁에서 기획과 영업, 마케팅을 도맡아줄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느꼈는데, 최장일 디렉터는 섬유공학을 전공한 후 1997년부터 2015년까지 뱅뱅, EXR, 컨버스 등 굵직한 패션 브랜드의 기획과 생산MD를 두루 경험하고 실무총괄까지 역임한 전문가 중에 전문가였습니다.
그렇게 디자이너가 스타트업하고, MD가 스케일업한 브랜드 플로브는 새로운 동행으로 시작되었고, 2023년 봄부터 여름까지 플로브 특유의 시그니처 라인이 W컨셉 등 패션플랫폼에서의 대히트가 이어지며 ‘하객룩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16. SHEER SKIRT, SHEER BLOUSE, SHEER DRESS 등 이른바 SHEER 시리즈가 많은 고객들의 위시리스트에 담기고, 호감이 가득 담긴 리뷰가 달리기 시작하며 주간 판매 1위를 기록하며 3개월이 넘도록 그 인기가 식지 않고 있습니다.
SHEER SKIRT
SHEER 시리즈 중에서도 대표작인 SHEER SKIRT가 처음으로 탄생했는데, 그 모티브에 대해 이상임 디자이너에게 직접 들은 스토리는 너무 로맨틱 했답니다.
이상임 디자이너의 감성 노트
바람이 산들산들 부는 어느 날이었어요.
길가에 피어있는 꽃들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을 보는 순간
일상 속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옷에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죠.
그렇게 탄생한 스커트가 SHEER SKIRT(쉬어 스커트) 라인 입니다.
불어오는 바람이 옷깃을 스칠 때마다 은은하게 너울지는 스커트 자락이
일상 속에서 꽤나 특별한 느낌을 줄 수 있게 상상하며 디자인했어요.
일상 속에 피어있는 풍경이 주는 소소한 행복을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으신지
쉬어 스커트 버전은 플로브의 시그니쳐 상품으로 거듭났어요.
앞으로도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순간과 장면들을 서정적인 운율로 담아내는 플로브가 될게요!
디자이너는 이런 감성과 상상을 지속해야 아름다운 디자인을 할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의 감성과 상상을 유지하게 해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것이 유통과 마케팅의 힘입니다. 많은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매출이 성장해야 브랜드가 지속될 수 있으며, 디자이너의 감성과 상상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SHEER 시리즈는 디자이너의 아름다운 감성과 상상이 담긴 아름다운 라인입니다. 이 라인이 고객들에게 입소문나게 뒷받침하고 있는 든든한 배경은 바로 패션 디렉터의 MD 역할입니다.
SHEER SET UP
SHEER BLOUSE
플로브는 시간이 흘러도 오랜 시간 입을 수 있는 고전적인 옷에, 섬세하고 서정적인 디테일을 유연하게 표현하는 브랜드로 세상에 오랫동안 회자되길 바란다고 합니다.
지속 가능한 패션의 근간이 되는 힘은 감각적인 디자인에 매출을 책임질 수 있는 유통과 마케팅이라는 사실. 참 당연하지만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다시 한 번 되짚어봤으면 합니다. 아직 모범 답안이라고 할 수 없지만 최소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플로브.
올 가을에 아름다운 이야기와 감성이 담긴 플로브)의 가을 SHEER 시리즈가 더욱 기대됩니다.